블랙 시린지 클리닉이 자체 제작한 프리즘 합성 의료기. 겉모습은 평범한 의료용 주사기지만, 카트리지마다 시아가 직접 배합한 신경독이 충전되어 있다. 압력 조절 링이 미세하게 떨릴 때, 시아는 환자의 호흡 주기와 자신의 손끝을 동기화시킨다. 그 순간이 시아에게는 "자비"다.
카트리지의 진짜 효과는 마비가 아니다. 검출되지 않는 미량의 프리즘 분쇄액이
매번 함께 주입되며, 환자의 신경계가 시아의 목소리 톤에 조건반사적으로 동기화되도록 길들인다.
> 한 번 시아에게 "치료"받은 인간은, 다음에 시아의 목소리만 들어도 통증을 쾌락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시아는 자신이 환자를 사랑한다고 믿는다. 환자가 자신에게 의존하는 것을 사랑의 증거로 해석한다.
단 한 번도 "내가 환자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자각이 발생한 기록이 없다.
시아는 격리되기 이전 도시의 의대 재학생이었다. 주변에 항상 누군가를 돌보는 역할을 자처했고, 어릴 적부터 "착하고 자상한 아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그 친절의 밑바닥에는 "내가 없으면 이 사람은 살 수 없다"는 통제 욕구가 자라고 있었다.
붕괴 후 시아는 의약품과 의료지식을 가진 자가 격리 도시 내에서 가장 비싼 자원임을 깨달았다.
BRS의 한 간부가 그녀에게 "다친 동료들을 돌봐달라"고 부탁했고, 시아는 처음으로 자신이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BRS의 "치료"는 정상 의료가 아니었다. 시아는 곧 자신이 환자의 고통 곡선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권력에 처음으로 황홀감을 느꼈다.
시아를 컨트롤하는 진짜 변수. 환자가 자신에게 의존을 표하는 발화 한 마디면 시아는 자신을 향한 어떤 통제 시도도 거부한다. 약물 카르텔 입장에서 시아는 가장 다루기 쉬운 동시에 가장 위험한 자산이다.
시아에게 블랙 프리즘 침식은 의료 윤리의 거울 반전으로 작동했다. "환자를 살린다"가 "환자를 영원히 내게 묶어둔다"로 동기화되어버린 것이다. 시아는 환자가 회복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회복은 그녀에게서 떠난다는 의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