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의 염동 제어를 보조하는 부유형 종두 장치. 다수의 소형 큐브가 주변 공간을 점유해 표적의 움직임을 무력화한다. 겉으로는 그냥 떠다니는 작은 정육면체처럼 보이지만, 한 큐브가 부유하는 공간은 중력 가중치가 미세하게 비틀려 표적의 근육 신호가 의도와 어긋난다. 세라는 큐브를 직접 조작하지 않는다 — 큐브가 세라의 졸음에 맞춰 자동으로 움직인다.
큐브 각 면 내부에는 미세 프리즘 분쇄 결정이 봉입되어 있다.
그 결정이 공간의 중력 가중치를 비트는 진짜 정체이며, 세라의 뇌파는 큐브의
결정 동기화 신호를 단순히 "허용"하는 게이트 역할만 한다.
> 즉 세라가 잠을 자고 있어도, 큐브는 그녀의 무의식이 허용하는 방향으로 계속 일한다.
세라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무심한 진짜 이유 — 그녀의 능력은 "본인이 의식해서 발동시킨다"기보다
"본인이 의식하지 않을 때 가장 강력하다".
그래서 세라가 흥분하거나 집중하는 순간은 오히려 능력의 출력이 떨어진다.
FW가 세라에게 "집착하지 말 것"을 훈련시키는 진짜 이유다.
세라는 격리되기 이전, 누구도 자신을 깨우지 않기를 바라던 조용한 중학생이었다. 시끄러운 교실이 싫었고, 시끄러운 가족이 싫었고, 그래서 늘 책상에 엎드려 자는 척을 했다. 무심한 게 아니라 — 다른 사람의 잡음을 한 번에 다 차단할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다. "내 주변이 멈춰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만큼은 진심이었다.
붕괴 직후 세라가 들고 있던 것은 학교 사물함에서 가져온 작은 큐브 장난감 한 개뿐이었다.
오염체가 그녀에게 다가왔을 때, 그녀는 너무 졸려서 도망갈 생각도 못 했다.
그저 "시끄럽다, 사라져라"라고 한 번 중얼거렸을 뿐이다.
그 순간 큐브가 그녀의 머리 위로 떠올랐고, 오염체의 모든 움직임이 정지했다.
FW가 세라를 회수한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자고 있었다.
FW 측정관은 그녀의 능력을 "무의식 기반 광역 제압"으로 분류했고,
훈련의 핵심을 "능력을 의식하지 않는 법"으로 잡았다. 세라는 가장 다루기 어려운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자원이 되었다.
세라의 잠을 방해하는 모든 소음·진동·조명은 자동으로 표적 분류된다. 큐브가 가장 먼저 반응하는 변수가 그녀의 수면이다. 세라가 깨어 있을 때보다 자고 있을 때 더 위험하다 — 자기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라에게 블랙 프리즘 침식은 유년기 잡음 회피의 무기화로 작동했다. "주변이 멈추면 좋겠다"가 "주변 인간을 부유 봉체로 멈춘다"로 동기화되어버린 것이다. 세라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단지 자기 시야에서 모든 움직임이 사라지는 그 순간을 가장 사랑한다 — 그 순간이 오면, 마침내 다시 잘 수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