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중화염방사기를 BRS 공방에서 개조한 사후 가공품. 최대 분사 온도 2,000°C 이상으로, 뼈까지 완전히 백색 재로 환원시킨다. 노아는 이 무기를 "큰 빗자루"라고 부른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노아의 호흡은 일정한 박자로 가라앉는다 — 청소 중에는 누구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못한다.
연료 탱크에 첨가된 합성 가연제에는 미량의 프리즘 분쇄액이 섞여 있다.
그래서 노아가 분사한 화염은 단순한 산소 연소가 아니다 —
표적의 "기억의 유기물 잔재"까지 함께 분해한다.
노아가 태운 인간은 시신뿐만 아니라 도시의 데이터망에서 그 사람의 흔적도 함께 흐려진다.
> NULL-TRACE가 노아의 청소 직후에는 표적 신상을 캐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된 이유다.
노아 본인은 자신이 "재 + 데이터"를 함께 태운다는 사실을 모른다. 단지
"더 깨끗해진다"는 감각이 매 청소마다 깊어지고 있을 뿐이고,
그 감각의 정체가 무엇인지 본인은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노아는 격리되기 이전, 청결 강박이 심한 가정에서 자란 외동딸이었다. 머리카락 한 올, 식탁 위의 빵부스러기 하나로도 어머니에게 매를 맞았고, 그 결과 노아의 뇌에는 "더러움 = 처벌"이라는 등식이 박혔다. 걸레질도 빗자루질도 매번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 노아는 늘 한 가지를 꿈꿨다 — "한 번에 전부 깨끗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붕괴 직후 노아의 집은 오염체가 되어버린 부모의 시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울지 못한 채 며칠을 그 안에서 버티던 노아는, 부엌에서 라이터 하나를 발견했다.
불을 그었을 때, 그녀가 평생 듣고 자란 잔소리 — "더럽다 / 부족하다 / 다시 해라" — 가
한 줄기 화염 안에서 처음으로 침묵했다. 노아는 그날 처음으로 깊은 잠을 잤다.
화염 속에서 자기 손에 라이터를 처음 쥐어준 것이 누구였는지, 노아는 기억하지 못한다.
깨어났을 때는 BRS의 수송 트럭 안에 있었고, 누군가 그녀에게
"청소 잘하지?"라고 물었다. 노아는 그날 처음으로 웃었다.
노아가 시야 내에서 "더럽다"는 단어를 듣거나 보면, 점화 회로가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그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가연물이 표적이 되며, 인간인지 아닌지는 노아의 판단 회로에 포함되지 않는다.
노아에게 블랙 프리즘 침식은 유년기 청결 강박의 무기화로 작동했다. "깨끗하게 한다"가 "흔적까지 지운다"로 동기화되어버린 것이다. 노아는 더 이상 청소가 끝나는 지점을 찾지 못한다. 끝났다고 느끼는 순간 다음 더러움이 보이고, 그래서 노아의 방아쇠는 영원히 식지 않는다.